지금까지 당뇨와 당뇨 전 단계를 이해하기 위해 베타 세포와 인슐린 분비에 대해 깊이 살펴보았는데요. 앞으로는 2형 당뇨병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알려진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에 대해 과학적인 기전까지 깊이 알아보려고 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에 대해 잘 이해한다면, 과학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당뇨병 관리를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이전 포스팅 [인슐린과 글루카곤]에서 살펴 본 것처럼, 인슐린은 혈당 조절의 중추 기능을 하는 호르몬으로, 췌장의 베타 세포에서 분비되며, 간, 근육 등 체내 많은 조직에 작용하여 혈중 포도당을 흡수하게 합니다. 그런데 어떠한 이유로 간과 근육 같은 표적 조직에 인슐린이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하며, 그 결과 근육 세포로 혈당이 흡수되지 않고, 간에서 일어나는 포도당 신생 과정(gluconeogenesis)도 멈추지 않게 됩니다.
인슐린 저항성은 유전적 소인과 함께 비만과 부족한 신체 활동 때문에 유발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베타 세포에 스트레스를 주어, 베타 세포 기능의 장애와 인슐린 분비의 점진적인 감소가 이어집니다. 인슐린 저항성은 2형 당뇨병보다 수년 앞서 발생하며, 내당능 장애, 공복혈당장애과 같은 당뇨 전단계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인슐린 저항성이 이미 발생한 상태로, 2형 당뇨병의 선행 지표 입니다. 인슐린 저항성은 탄수화물 섭취 후 포도당 처리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근육과 간뿐만 아니라 지방, 신장, 위장관, 혈관 및 뇌 조직, 췌장 베타 세포 등 우리 몸의 대부분의 조직에 나타납니다.
근육에서는 인슐린 신호 전달, 포도당 수송, 포도당 인산화, 글리코겐 합성, 피루베이트 탈수소효소 복합체(pyruvate dehydrogenase complex) 활성 및 미토콘드리아 산화 활성(mitochondrial oxidative activity)의 결함을 여러가지 비정상적인 세포 내 활성이 인슐린 저항성의 원인이 됩니다. 간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이 인슐린 결핍증, 고글루카곤혈증, 글루카곤 감수성 향상 및 기질 (지방산, 젖산, 글리세롤 및 아미노산) 전달 증가와 함께 작용하여, 포도당 신생합성(gluconeogenesis)이 증가되어, 포도당 생성의 기초 속도를 증가시키고, 공복 고혈당증을 유발합니다. 또한, 신장의 인슐린 저항성과 신장 포도당 신생합성 증가도 공복 고혈당증의 원인이 됩니다. 식후 고혈당증은 간에서의 포도당 생산 억제에 문제가 생기거나, 간 포도당 흡수 감소, 근육 인슐린 저항성, 비인슐린성 포도당 흡수의 감소 및 신장에서의 과도한 포도당 재흡수가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혈관 내피 세포(vascular endothelium)의 인슐린 저항성은 인슐린의 혈관 확장 효과를 손상시켜 인슐린 자체의 전달뿐만 아니라 포도당 전달도 더욱 감소시킵니다.
인슐린 저항성의 분자적 기전
인슐린 저항성을 이해하기 위해 우선 정상적인 경우에 인슐린이 표적 세포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 1). 인슐린이 표적 세포의 인슐린 수용체에 결합하면서 세포 내 신호 전달이 시작되는데, 이는 인슐린 수용체가 티로신 키카이네이스이기 때문입니다. 즉, 인슐린이 수용체에 결합하면, 인슐린 수용체 티로신 카이네이스(insulin receptor tyrosine kinase)가 활성화되어, 인슐린 수용체 기질(insulin receptor substrate, IRS) 중 특히 IRS1, IRS2를 인산화(phosphorylation)시킵니다. 이러한 인산화된 IRS 단백질은 세포 내 신호 분자와 결합하고, 이를 활성화하는데, 그 중 포스파티딜이노시톨 3-카이네이스(phosphatidylinositol 3-kinase, PI3K)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PI3K가 활성화되면, 포도당 수송체 4형(glucose transport type 4, GLUT4)를 세포막으로 이동시켜 근육으로 포도당의 흡수를 촉진하고, 전사 인자(transcription factor)인 포크헤드 박스 단백질 O1(forkhead box protein O1, FOXO1)을 인산화 및 비활성화하여 다운스트림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합니다. 인슐린은 또한 RAS-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MAPK) 경로도 자극합니다.
*출처: Lipids Health Dis. 2013 Jul 8;12:98.의 그림을 일부 수정하였습니다.
이러한 인슐린의 신호 경로 중, 비만과 2형 당뇨병에서 보이는 인슐린 저항성은 주로 PI3K 경로와 관련이 있는데요. 그 시작은 인슐린 수용체 기질인 IRS 단백질의 세린(serine) 인산화 증가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IRS 단백질은 티로신(tyrosine)에 인산화가 되어야 비로소 활성화가 되는데요. IRS의 세린 인산화는 티로신 인산화를 저해하여 IRS의 활성화를 방해합니다. 그 결과 하위 신호 경로가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해,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또한, IRS의 세린 인산화는 IRS의 분해를 증가시키기도 하여 인슐린 저항성에 더욱 기여합니다. 세린 인산화 증가의 원인은 다양한데, 이소성(ectopic) 지질 축적,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염증 및 소포체(ER) 스트레스 등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지방 축적과 미토콘드리아 장애, 염증 (활성 산소와 연결됩니다.)이 빠지지 않고 보이네요. 지방을 제한하는 식이를 하고, 염증을 줄이도록 노력하는 생활 습관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또 한 번 드는 내용이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의 주요 원인이 되는 IRS의 세린 인산화가 어떻게 일어나게 되는지, 보다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Nat Rev Dis Primers. 2015 Jul 23;1:15019.
Lipids Health Dis. 2013 Jul 8;1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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