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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기전

탄수화물과 인슐린 분비

by 굿밀 2023. 2. 11.

식이 영양소는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것을 돕는 췌장에 의해 생성되는 호르몬인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을 섭취하는 것은 건강한 인슐린 수치를 유지하고 당뇨병과 같은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섭취되는 영양소의 종류와 양은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탄수화물이 많은 식사는 인슐린 수치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지고 고지방 식사는 더 느리고 오래 지속되는 효과를 가집니다. 개별 영양소가 아닌 전반적인 식단과 생활방식 선택이 인슐린 분비와 포도당 항상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영양소 중 이번 포스팅에서는 탄수화물이 인슐린 분비를 어떻게 조절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지난 포스팅 바로가기 [인슐린은 어떻게 분비될까? (인슐린 분비 기전)]

 

탄수화물 대사와 인슐린 분비

체내 연료를 감지하는 역할로 디자인된 베타 세포는 섭취한 영양소 중 특히 포도당에 의해 자극되어 인슐린을 분비합니다. 베타 세포는 지속적으로 혈당 수준을 모니터링하여, 각 혈당 수준에 맞는 산화 대사와 보충 대사(oxidative and anaplerotic metabolism)를 빠르게 조절하고, 그 결과 ATP 생성을 최대화하여 인슐린을 분비합니다. 생리학적 범위의 포도당을 '감지'하는 능력은 높은 Km의 포도당 수송체와 글루코카이네이스(glucokinase) 효소(2~20 mmol/l)가 담당하며, 젖산 탈수소효소(lactate dehydrogenase, LDH)의 발현 감소, 환원 당량(reducing equivalents)을 재생하기 위한 산화환원 셔틀(redox shuttle)의 높은 발현, 피루브산 탈수소효소(pyruvate dehydrogenase, PDH) 및 피루브산 카르복실화효소(pyruvate carboxylase, PC)의 증가를 통해 혈당이 높을 때도 효율적인 산화 대사가 일어날 수 있게 됩니다.

해당 과정과 인슐린 분비

베타 세포 내로 포도당 유입은 인슐린 비의존적인 특정 GLUT 막 수송 단백질(GLUT1)을 통해 일어납니다. 포도당에 대한 GLUT1의 Km은 6mM로 높으며, 식후와 같이 세포 외부의 포도당 농도가 높을 때만 활성화됩니다. 세포 내로 유입된 포도당은 포도당 센서 역할을 하는 글루코카이네이스(Glucokinase, GCK)에 의해 감지되는데, 이 헥소카이네이스(hexokinase)는 포도당에 대한 높은 Km(6 mM)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효소는 해당과정(glycolytic pathway)의 첫 단계를 담당하는 효소로, 반응 산물인 글루코스-6-인산(glucose-6-phosphate)에 의해 억제되지 않기 때문에, 포도당 농도가 높다면 계속해서 해당과정이 활발히 일어나도록 유지해 줍니다. 이러한 글루코카이네이스의 작용 덕분에 포도당은 피르부산(pyruvate)으로 분해되면서 계속해서 ATP를 생성하여 인슐린 분비를 지속적으로 촉진할 수 있게 됩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다루었 듯이 ATP는 영양소 자극-인슐린 분비를 연동시키는 핵심 인자입니다 (그림 1). 즉, 해당 과정의 중요한 효소들(예를 들면, GCK, 포스포프럭토카이네이스(phosphofructokinase))의 활성이 손상되면, 포도당 대사 및 인슐린 분비가 저하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형 당뇨병과 같은 만성적인 고혈당 상태는 베타 세포의 중요한 포도당 대사 유전자의 발현을 저해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유전자로는 포도당 수송체인 GLUT1을 코딩하는 유전자인 SLC2A2, 글루코카이네이스인 GCK, Ca2+ 채널, 인슐린 전사 인자인 Pdx1 등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당뇨 환자에서는 포도당을 흡수하고, 분해하는 과정의 중요한 유전자 발현이 낮아져, 베타 세포의 포도당 이용량이 줄어들고, 그 결과 인슐린에 민감한 조직들(간, 근육 등)의 포도당 이용량이 감소되어, 혈당이 높아지고, 당 독성이 생기게 됩니다.

그림 1. 포도당 자극성 인슐린 분비

*출처: Trends Endocrinol Metab. 2023 Feb;34(2):119-130. 의 그림을 약간 변형하였습니다.

 

포도당 대사 산물과 인슐린 분비

흥미롭게도, 해당 과정의 중간 산물인 글리세롤-3-인산(glycerol-3-phosphate, Gly-3P)은 글리세롤지질/비에스테르화 지방산 순환(glycerolipid/non-esterified fatty acid cycling, GL/NEFA cycling)을 촉진시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글리세롤-3-인산은 해당 과정의 산물 중 과당-1,6-이중인산(fructose-1,6-bisphosphate)으로부터 형성되며, 글리세롤지질/비에스테르화 지방산 순환의 반응물로 쓰여, 긴 사슬 아실-CoA(long-chain acyl-CoA, LC-CoA)와 신호 전달 물질로 작용할 수 있는 디아실글리세롤(diacylglycerol)을 생성합니다. 그 결과, 인슐린 분비의 또 다른 경로가 활성화되는데, 바로 PKC(protein kinase C)의 활성화를 통해, 엑소사이토시스를 일으켜 인슐린이 분비를 촉진합니다 (그림 2).

산화-환원 사이클을 통한 ATP 생성과 인슐린 분비

지난 포스팅에서 살펴본 것처럼, 인슐린 분비는 ATP로부터 시작됩니다. 간략히, ATP가 ATP 민감성 K+ 채널을 닫으면, 세포막 내외의 이온 전하 차이가 변하여 세포막에 전압이 생성되고, 이러한 자극으로 Ca2+ 채널이 열려, 엑소사이토시스를 촉진하는 Ca2+이 세포 내로 유입되며, 그 결과 인슐린이 세포 밖으로 분비됩니다. 즉, ATP가 많이 생성될수록, 인슐린 분비량도 많아지는데요. 베타 세포는 ATP 생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해당 과정과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나는 TCA cycle의 여러 대사 산물을 산화-환원 사이클에 이용합니다. 예를 들면, 피루브산/말산(pyruvate/malate), 피루브산/구연산(pyruvate/citrate) 셔틀, 옥살아세트산(oxaloacetate)을 이용한 피르부산 셔틀, 말산염/아스파르트산(malate/aspartate) 셔틀 등을 통해 NAD+, NADP+, FAD를 환원시켜 NADH, NADPH, FADH2를 생성합니다. NADH, NADPH, FADH2는 미토콘드리아의 전자 전달계 (electron transport chain)을 통해 ATP를 효율적으로 생성하여,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킵니다 (그림 2).

그림 2. 영양소에 의한 인슐린 분비 모식도

*출처: Journal of Endocrinology (2014) 221, R105-R120.의 그림에서 일부 발췌하였습니다.

 

탄수화물 자체에 의한 인슐린 분비

베타 세포는 소장이나 미각세포에 있는 탄수화물 수용체도 발현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이 수용체는 직접적으로 인슐린 분비를 조절할 수 있다고 합니다. MIN6라는 베타 세포주를 이용한 연구에서 탄수화물 유사체인 수크랄로스(sucralose)에 베타 세포가 반응하여 인슐린 분비가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인공감미료도 포도당 자극성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킴이 보고되었습니다. 기전이 완벽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탄수화물 애개 G-단백질 결합 수용체(carbohydrate-mediated G-protein-coupled receptor)의 활성과 신호 전달이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종합해 보면, 탄수화물은 여러 경로를 통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는데, 그 핵심은 ATP 생성과 NADH, FADH2 생성을 통한 미토콘드리아의 대사 증가 (ATP 생성 증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아미노산(단백질)과 지방도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음 포스팅에서 보다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Journal of Endocrinology (2014) 221, R105-R120.

Trends Endocrinol Metab. 2023 Feb;34(2):119-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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